서울사랑상품권 미사용 수천억원 어쩌나…"소상공인에 재투자해야"


유효기간 5년, 내년부터 만기 도래

내년부터 서울사랑상품권 유효기간 만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시 재원으로 귀속되는 미사용 금액을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재투자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내년부터 유효기관이 만료되는 서울사랑상품권 미사용 금액을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재투자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13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진단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사랑상품권은 2020년부터 발행이 시작돼 내년부터 차례대로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이 상품권은 시와 자치구가 발행하는 지역화폐 상품권으로 시내 학원, 식당, 카페 등 서울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유효기간은 5년으로, 내년부터 만기가 시작된다. 지난해 7월 기준 판매 금액 3조5232억원 중 미사용액은 약 8.6%인 3013억원이었다.

연구진은 만기로 소멸되는 미사용액은 소상공인 경제활성화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에 걸맞게 남은 금액을 재투자하자는 것이다.

일례로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업종에 할인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업종마다 추가 소비 유도 능력이 다른 만큼, 각각의 현황과 특성을 반영해 상품권 결제 시 할인율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업종을 고려한 현행 제도의 개선은 정책 효과를 높여줘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결제 시 할인율이 차등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예산 집행구조는 미사용액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은 행정안전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사업 종합지침에 따라 시 재정으로 귀속된다. 일반 회계로 편입돼 예산 편성을 통해 다양한 용처에 투입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사용액은) 일반회계로 들어와 그 안에서 상품권 관련 예산을 별도로 편성한다"며 "특별회계나 기금으로 들어간다면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사업에) 직접 사용이 가능하지만 현재 예산 구조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서울사랑상품권 유효기간 만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시 재원으로 귀속되는 미사용 금액을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재투자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장윤석 기자

업종별 할인율 차등 적용도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 적용 기준이 모호하고, 할인율이 낮은 업종에서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사건·사고가 일어난 지역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할인율을 높여주는 특별발행을 실시, 상권 회복에 도움을 주는 식으로 운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점별로 업종을 구분하고 업종별로 추가 할인을 적용해야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일부 지자체는 가맹점도 별로 없고 사용량이 적어 수기로 구분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업종별로 할인을 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고민과 함께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끝까지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구제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유효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선택지를 주거나 만기 도래 상품권 금액의 80~9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안 등이다.

연구진은 "만기 이전에 다양한 방법의 안내를 통해 소비를 최대한 유도해야 한다"며 "그래도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시 재원으로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일단 내년부터 서울페이플러스 앱 푸쉬, 알림톡 등으로 환불 안내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미사용분에 대해 환불을 받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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