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의과대학 학생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및 사과 없이는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직 전공의도 정부의 복귀 명령을 폭압으로 규정하고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김민성 연세의대 학생회장은 10일 연세의대 교수평의회 주최로 열린 '2024 의정 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의대생들은 본인 주체적으로 1년간 휴학을 결정했는데 공백도 두렵지만 정부의 의료정책을 막지 못했을 때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며 "후회 없을 결단의 경우에만 원상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비과학적이고 잘못된 정책을 강요해 학생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는 국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며 현장의 목소리와 끊임없이 소통함으로써 부패, 편중, 불통 없이 지속가능한 의료를 향한 지혜로운 결단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의대생들은 학교 복귀 조건으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의사·정부 동수의 의정 합의체 구성과 현 의료 문제의 과학적 원인 분석 및 해결 △의정 갈등 사안의 책임 시인 및 투명한 조사 후 사과 △의대 구성원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 및 정부의 자의적 해석 없는 휴학 사유 법적 근거 마련 등 8가지 요구안을 내걸었다.

김 회장은 정부 의대 증원 발표 이후 필수의료 전공 희망자가 급감했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의대생은 수련 과정과 바이탈 과정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며 "이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관계없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상처 남은 채로는 필수의료를 그려봐도 암담하다"고 지적했다.

의대생 진로 관련 콘텐츠 제작 채널인 투비닥터가 지난 3월20일~25일까지 859명의 의대생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과 의대생 진로 선택'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인턴·전공의 수련이 필수라고 여겼던 학생 비율은 91.4%에서 정부 정책 발표 이후 32.4%로 감소했다. 바이탈과(필수의료) 전공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학생도 기존 83.9%에서 19.4%로 급감했다.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협의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징역형을 내리겠다', '사망사고 시 법정 최고형을 내리겠다', '면허를 취소하겠다' 등 겁박했다"며 "폭압적인 명령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