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현택 신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은 28일 증원 백지화 없이는 향후 어떤 협상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한국 의료가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자세를 취하기는커녕 의료개혁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고수하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의정 갈등이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일방적인 권력 남용으로 촉발된 의료 농단"이라며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하루빨리 국민과 의료계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임 당선인은 최근 제42대 의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공식 임기는 내달 1일부터 시작이지만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30일로 활동을 종료하면서 당장 임 당선인 체제가 본격화하게 됐다. 임 당선인은 의협 내에서도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된다.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전날에도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의대 교수님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겁박한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한다"며 "의대 교수님들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14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하나로 뭉쳐 총력을 다해 싸울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지난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 의사를 밝힌 뒤 1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이르면 5월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병원을 지켰지만 최근에는 피로 누적을 호소하며 주 1회 휴진을 결의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두 달이 넘도록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비우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교수 단체가 주 1회 휴진과 사직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집단행동과 관련해서는 관계 법령을 위반하는지 저희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