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대공원 무료…'그린워싱' 논란에 없던 일로


주로 자가용 이용하는 시설
시 "입장권 반값 할인 추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서울대공원 및 서울식물원 등의 입장료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서울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서울대공원 및 서울식물원 등의 입장료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서울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27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환경수자원위원회는 지난 23일 제323회 임시회에서 서울시 도시공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하고 보류를 결정했다.

이 개정안은 서울대공원 및 서울식물원 입장료 면제 대상자에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중 유효한 카드 소지자'를 추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달 3일 오세훈 서울시장 명의로 발의됐다.

상임위는 자가용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시설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것은 대중교통 활성화라는 기후동행카드 정책 목표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서울대공원과 서울식물원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시설이다. 버스, 지하철 등에서 내려서 10~20분 이상 걸어가야 된다.

또한 이렇게 대중교통 전환 효과가 불분명한 시설 입장료 감면은 '그린워싱'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린워싱은 환경보호 효과를 과장해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말한다.

이영실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중랑1)은 "기후동행카드 소지자에 대한 입장료 면제는 도보, 자전거 등 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택한 시민들에겐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나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세수가 부족한 현실에서 시민 혈세가 불공평하고 불공정하게 쓰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서울대공원 및 서울식물원 등의 입장료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서울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박헌우 기자

시는 상임위와 논의해 입장권 할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한다는 의견에 시의회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기후동행카드를 많이 이용하는 데 대한 보답과 함께 좀 더 이용해달라는 일종의 인센티브 차원"이라며 "무료까지는 어렵더라도 상임위와 논의해서 적절한 수준의 할인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값 할인이 가장 합리적일 것 같다"며 "의원들도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 잘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린워싱·역차별이란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용하는 분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지 그린워싱으로 연결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기후동행카드로 따릉이를 이용하는 분들도 있어 역차별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것 같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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