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다녀도 월급 200만원 미만" 공무직 노동자의 현실


공무직 노동자 43.1%, 월 220만원 미만 임금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정부기관 공무직 노동자의 43.1%가 월 22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 200만원 이하 임금을 받는 공무직 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이었다. 공무직은 정부기관에서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기간제, 파견이나 용역 형태의 위탁근로자 등이다.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무직의 인건비는 사람이 아닌 사업의 일부로 치부되고 10년을 일해도 승진과 승급을 생각할 수도 없다"며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등에서 일하는 공무직 노동자 836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월 평균 200만원 이하 공무직 평균 근속연수는 6.7년, 월 평균 220만원 미만 공무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7.4년으로 각각 집계됐다.

월 200만~220만원을 받는 공무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8.6년이었다. 220만~240만원을 받는 공무직은 평균 10.7년, 240만~260만원을 받는 공무직은 평균 12.1년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월 평균 임금은 200만원 미만이 25.4%로 가장 많았다. 200만~220만원을 받는 공무직은 17.7%였다. 이어 240만~260만원(13.9%), 220만~240만원(13.1%), 260만~280만원(9%) 순이었다. 360만~400만원을 받는 공무직은 2.2%에 그쳤다.

신철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이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기관 공무직 제도화를 위한 캠페인 및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공무직 노동자들은 저임금·처우·승진 기회 등 다양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응답자의 91.3%는 '공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나 '공무 수행 노동자로 존중받고 있다'는 응답은 38.6%에 그쳤다.

'동등한 조직 구성원으로 대우해 준다는 응답'은 24.2%인 반면, '대우해 주지 않는다'는 62.7%였다. 80.6%는 '필수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소속기관에서 필수적 업무로 대우 받냐'는 물음에는 32.9%가 '보통이다', 13.3%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는 53.8%였다.

자신의 업무를 전문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공무직 역시 74%였지만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39.3%에 그쳤다. '업무를 하찮게 보는 분위기로 노동 의욕이 감퇴한다'는 응답도 59.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임금, 복리후생 차별로 노동 의욕이 저하된다'는 응답은 73.2%에 달했다. 동기부여가 되는 승진·승급·포상 기회가 있다고 한 노동자는 3.3%에 그쳤다.

공무직 영양사로 근무 중인 A 씨는 "승급이나 승진 같은 게 딱히 없어서 3년 근속 수당 인상되는 거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보건소 간호사 B 씨도 "근로자 중 공무직이 31명임에도 친절공무원 선발 대상에 공무직은 아예 기회조차 없다"며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공무원만이 대상이 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내달 1일 노동자의 날을 기점으로 정부기관 공무직 제도화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철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캠페인 페이지 오픈, 서명 운동, 해외 사례 토론회, 수기 공모전, 공무직 예산대응 투쟁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무직 노동자의 현실과 제도화를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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