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환자단체가 "총선 후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강대강 대치 속 수술환자‧중증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암환자권익협의회, 췌장암환우회, 폐암환우회 등 6개 환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와 전국보건의료노조는 22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들은 생명을 위협받고,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희승 중증질환연합회 간사는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수개월간 치료받던 A 씨는 최근 병원으로부터 항암 중 뼈로 전이돼 상황이 좋지 않으니 호스피스 병동을 알아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2차 병원을 방문했지만 그곳도 환자들이 포화 상태라 더 이상 진료받기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들이 호스피스 병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전공의 사직 사태로 발생한 최악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수련병원의 노동자들은 무급휴가, 무급휴직, 원하지 않은 연차휴가 사용, 임금체불, 희망퇴직 등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환자와 노조의 잘못이 아닌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냐, 얼마나 참고 기다려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와 의사단체에 구상권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며 "오늘 법률 전문가를 만나 구상권 청구와 관련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환자 생명을 살리는 것은 가장 긴급한 민생현안"이라며 "의사도, 정부도, 여야 정당들도 의사들의 진료 거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진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결단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