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명 레스토랑 '파업 의사 출입금지'..."악마화" 반발


'의료파업 동참 관계자 출입금지' 공지
의사들 항의…"의사는 사람 가리지 않아"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마포구 A 레스토랑은 지난 20일 공식 SNS 등 온라인에 의료파업 동참 관계자 출입금지를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 레스토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에 선정된 곳이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유명 레스토랑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의사들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마포구 A 레스토랑은 지난 20일 공식 SNS 등 온라인에 '의료파업 동참 관계자 출입금지'를 공지했다. A 레스토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에 선정된 곳이다.

A 레스토랑은 공지를 통해 "의료파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놓고서까지 쟁취하려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의 존엄 앞에서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이념이나 사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최소한의 직업윤리에 대한 사명감마저 저버리는 행동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레스토랑은 의료파업에 동참하고 계신 관계자분을 모시고 싶지 않다"며 "정중하게 사양한다. 이 또한 제 선택과 책임"이라고 말했다. 공지 마지막에는 한 대학병원의 응급의료센터와 흉부외과를 언급하며 "인력 부족으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늦은 밤, 새벽까지 애써주셔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공지에는 이틀 만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을 응급의학과 전문의라고 밝힌 B 씨는 "현재 병원에 남아있는 의사들이 이 정책에 동의해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감사하다고 하는 응급의료센터와 흉부외과 등 소위 필수의료를 위한 정책과 증원이 아니라서 반대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정책을 내야 한다고 하는데도 불통이기에 전공의들이 사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마포구 A 레스토랑은 지난 20일 공식 SNS 등 온라인에 의료파업 동참 관계자 출입금지를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지에는 이틀 만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장윤석 기자

또 다른 의사 C 씨는 "의사 수가 늘어도 병원에서 필수의료, 마이너스과 의사를 고용 안 하는 것은 하나도 모르면서 이런 글 쓰는 것은 (의사) 악마화에 앞장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주 88시간 월급 290만원의 최저시급도 못 받고 출산 전까지 진료하고 출산휴가 급여도 못 받았다"며 "출산휴가 중에는 면허정지 통보받았는데 가면 공짜냐 아니면 OECD 평균 식비로 받을거냐"고 했다.

"의사는 환자를 가리지 않는다"며 "그 사람이 어떤 이념을 지니고 있더라도 그것은 의사·환자의 치료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당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오더라도 기꺼이 치료하겠다"는 의사도 있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했는데 식당에서도 출입금지를 당했다"며 "식당은 사람을 가려 받아도 문제없지만, 병의원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논란에도 A 레스토랑은 출입금지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A 레스토랑 관계자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게시글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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