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법무부와 검찰이 이른바 '검수완박법'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을 대리한 변호사 수임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A 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2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 등이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사건 관련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A 씨가 요청한 정보에는 재판에 사용된 경비와 변호인 소속 로펌과 계약서, 담당 공무원 명단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한 전 장관과 검사 6명은 지난 2022년 국회가 검찰 수사권 축소를 핵심 내용으로 한 검찰청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자 "검사의 수사소추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헌재는 "국회 입법행위로 검사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며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법무부는 재판 경비와 로펌 계약서 등은 영업상 비밀로 비공개 대상 정보이고 공무원 명단은 정보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법무부가 지출한 변호사 수임료는 정부 예산으로 지급된다"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예산집행의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 달성을 위해 구체적 액수가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임료가 공개되더라도 로펌 등의 이익을 해칠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통상 개별 사건에 관한 변호사 수임료는 영업상 비밀이라고 볼 여지가 있지만 이 심판은 국가기관인 법무부가 다른 국가기관인 국회를 상대로 제기해 어느 사건보다 더 공적인 사건"이라며 "여기서 발생한 국가의 재정 지출은 국민들의 세금에 기초하기에 비용의 실질적 지출자인 국민들을 납득시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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