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2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손 검사장 측은 17일 서울고법 형사6-1부(정재오 최은정 이예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고발장을 작성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은 피고인과 김웅 의원 사이 '제3자'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했고 입증 책임도 검사에게 있는데 왜 피고인이 입증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피고인과 김 의원이 이런 중요한 내용을 서로 주고받으며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수처 측은 "이 사건은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와 무관하게 피고인이 전송한 자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이 김 의원을 통해 조성은 씨에게 자료를 전달한 것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실행행위에 착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검찰권 남용 범죄라는 점을 볼때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경미하다"고 지적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손 검사장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 황희석 전 최고위원 등 당시 범여권 인사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라고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손 검사장은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이들을 피고발인으로 한 고발장 초안과 실명 판결문 등을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사건 고발장 등이 손 검사장→김 의원→조성은 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순으로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국가기관으로서 수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해 책임이 가볍지 않고 익명 제보자 정보를 누설하고 여권 정치인들을 고발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러 죄책 또한 무겁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음 기일은 내달 1일이다. 재판부는 김 의원과 조 씨를 증인으로 소환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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