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만원 후원 강요"…사회복지 근로자 63%, 원장에 괴롭힘 경험


강제 노동·종교 강요도…가해자 사용자 62.5%·상사 25%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은 사회복지시설 근로자에게 받은 이메일 갑질 제보 48건을 분석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이 31건(64.6%)으로 가장 많았다고 17일 밝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 사회복지사 A씨가 일하는 인천의 한 B사회복지시설에서는 직원들에게 매달 1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강요하고, 이사장이 운영하는 교회에 십일조를 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연말 '후원의날' 행사에 2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요구하는 등 직원들이 월평균 20만~30만원의 후원금을 내고 있다. 매일 10~20분 일찍 출근해 복지시설 건너편 교회에서 아침예배를 강요하고, 주일예배와 수요예배까지 참석을 강요했다.

#. B사회복지시설은 이사장과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 직원들을 동원해 강제 노동을 시켰 다.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재활용센터 등에서 직원들에게 강제 노동을 강요하고, 연말에는 '이웃사랑' 행사에 직원들을 동원시켜 선물 포장, 배달 등 업무와 무관한 사적 노동을 요구했다. 심지어 이사장 노모의 팔순 잔치에 직원들을 동원해 요리와 노래, 설거지와 청소까지 시켰다. 그만둔 직원들이 종교 강요 등에 대해 구청에 신고했지만, 구청에서 쉬쉬하고 넘어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은 사회복지시설 근로자에게 받은 이메일 갑질 제보 48건을 분석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이 31건(64.6%)으로 가장 많았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징계·해고(22.9%), 임금(18.8%) 순이었다.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 중 사용자가 62.5%(30명)으로 상사(25%)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 중 29.5%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공공기관임에도 10명 중 3명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지목한 가해자 중 사용자는 32.1%로, 평균(17%)의 2배에 달했다.

대응 방법을 물어본 결과 회사노 노동조합 등에 신고했다는 응답이 평균 14.7%였는데,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10.7%로 가장 낮았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추진위원장은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이사장이나 시설장의 왕국처럼 운영되는 곳이 많다"며 "대부분 소규모사업장이고 업종의 특성상 폐쇄적이며 특히 위탁기관(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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