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호국영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외국산 슬롯머신 게임이 국내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카지노 게임 제작사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지난해 9월 21일 온라인 슬롯머신 '이순신(Yi Sun Shin)' 출시했다.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영국 도박 위원회(UGC)의 라이선스를 받은 카지노 게임 전문 제작사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무료 체험 게임이 공개돼 있다. 게임을 실행하면 갑옷을 입은 장군과 거북선 활 방패연 등이 그려진 문양이 등장한다.
베팅 금액을 설정하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릴(슬롯머신 세로줄)이 돌아가고 게임 머니를 획득하면 대포·칼 소리와 함께 "이순신이 돌아왔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의 심벌 및 모델이 한국의 영웅 이순신이다. 한국에서 높은 인기에 힘입어 한국인을 겨냥한 심벌을 이용해 새로운 슬롯을 출시했다고 봐도 된다"고 홍보했다.
이에 국내에서 해당 게임이 홍보·유통되고 있다. 영국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카지노나 스포츠 베팅이 합법이지만 우리나라는 온라인 카지노 영업이 불법이다. 국내 도박 사이트는 이 게임을 두고 '애국 슬롯'이라는 이름을 붙여 홍보하거나 유튜브에는 게임 리뷰 영상이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게임이 어떻게 국내에 들어왔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영국용으로만 하면 합법이지만 전 세계 네티즌을 대상으로 할 경우 한국처럼 불법인 나라도 있고 이용자들에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사에 항의 메일을 준비 중이고 그러면서 국내 유통 과정을 조사할 예정이다. 제작사가 공식적으로 판매를 한 건지 우리나라에서 판권을 사서 한 건지 아직 확인이 안 된 상태라 추후 결과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