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22대 총선이 막을 내리면서 각종 혐의로 고발된 국회의원 당선인들에 대한 검경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11일 대검찰청은 전날 자정 기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사범을 765명 입건했으며 709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허위사실 유포 및 흑색선전사범 315명(41.2%), 금품선거사범 141명(18.4%), 선거폭력·방해사범 34명(4.4%), 공무원·단체불법사범 31명(4.1%) 등이다.
이중 주요 국회의원 당선인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당선인은 대학생 딸의 명의를 동원해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다는 논란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특별위원회(특위)'는 양 당선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양 당선인은 지난 2021년 4월 당시 대학생이던 본인의 장녀 이름으로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명목은 사업운전자금이었다. 대출 5개월 전 양 후보는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31억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업체에서 빌린 5억원을 딸 명의 대출금으로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패·공직자전담부서인 형사4부(이동근 부장검사)가 수사한다.
이밖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양 당선인이 31억원에 거래한 아파트를 21억여원으로 신고했다며 지난 8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양 당선인의 딸과 부동산중개업자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사업자 대출 증빙서류가 허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도 안산지청 형사4부가 수사한다.
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당선인도 '막말 논란'으로 수사를 받는다. 2022년 김 후보는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이화여대 설립자인 김활란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모집에 관여했고, 미군정 때는 이화여대생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김 당선인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수원지검에 배당된 이 사건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 밖이라 경찰이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민주당 이용우 인천 서구을 당선인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당선인은 공천을 받은 직후 500여건의 수임 신고를 한 번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법 29조는 변호사가 법률사무에 관한 변호인선임서나 위임장을 공공기관에 제출할 때 사전에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두고 이 당선인이 제때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이 당선인은 '나는 월급변호사에 불과해 경유할 필요가 없다', '지난 11년간 경유증을 누락한 사실이 없다'는 등의 반박문을 게시했으나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허위사실의 공표행위라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이 당선인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인천지검에서 수사할 예정이다. 민주당 이상식 경기 용인갑 당선자도 재산 신고 과정에서 고가의 미술품 등 가액을 고의로 축소했다는 의혹으로 수원지검의 수사를 받는다.
야당 지지를 호소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윤영석 경남 양산갑 당선인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윤 당선인을 고발한 민주당과 진보당은 윤 당선인이 KTX 물금역 정차 사업,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사업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한다.
대검은 "경찰·선관위 등 유관기관과 지속해서 협력해 수사 초기부터 사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등 선거범죄 수사와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chaeze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