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를 당하면서 이른바 오세훈계로 꼽히는 후보들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현역인 조은희 의원만 서초갑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오신환·현경병·이창근 후보 등은 당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초갑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4·10 총선에서 68.44% 득표율로 김한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조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과거 임기 때인 2008년부터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정무부시장을 역임했고, 오 시장이 2011년 무상급식 파동 당시 물러날 때 함께 사퇴했다. 이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서초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해 당시 서울 25개 구청장 중 유일한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소속으로 주목받았다.
그 뒤 2022년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고, 이번 선거에서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받은 끝에 재선을 달성했다.
조 의원처럼 일찌감치 서울 광진을에 단수공천을 받았던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오신환 후보는 현역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접전 끝에 3.87%p(4015표) 차이로 패배했다. 고 의원은 51.47%, 오 후보는 47.6%를 얻었다.
오 후보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오 시장의 시정을 뒷받침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 당시 기민한 대응으로 호평을 얻었다.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3.5%p 차이 열세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자 개표 초반에는 앞서나갔다. 그러나 고 의원에게 역전을 허용했고, 개표 막판 약 1.5%p 수준까지 격차를 좁히기도 했으나 끝내 고배를 마셨다.
18대 국회의원이자 지난해 하반기 오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현경병 후보는 노원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41% 득표율로 58.99%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곳은 여권의 대표적 험지로 2010년부터 19대 총선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돌아왔을 때 대변인을 지낸 이창근 후보는 하남을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43.7% 득표율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후보(51.65%)에게 졌다.
하남을은 위례신도시, 미사강변신도시 등 신도시 입주에 따라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번 총선에 갑을로 분리되며 신설된 지역구다. 현역은 최종윤 민주당 의원이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이현재 시장이 당선되는 등 표심을 점치기 힘든 지역으로 꼽혔다.
오 시장과 긴밀한 관계로 알려진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대구 달서병에서 다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67.08% 득표율로 진보당 최영오, 우리공화당 조원진 후보를 눌렀다.
그는 오 시장이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된 2006년 약 1년 반 가량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이후 18대 국회의원, 대구시장을 거쳐 다시 총선에 나섰다.
오세훈계로 꼽히던 인사들이 대부분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총선을 통한 오 시장의 당내 입지 확대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다만 여당의 참패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당내 지형도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오 시장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질책은 준엄했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견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초토화된 광야에 한그루 한그루 묘목을 심는 심정으로 잃어버린 신뢰와 사랑 다시 회복하기 위해 전심전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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