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희망자만 남겼다더니…'나 돌아갈래' 공보의 냉가슴


타의로 파견 연장 공보의 최소 15명 이상
"의견 반영 안 돼…거부할 수 없는 경우도"

정부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파견 근무 1개월 연장 방침을 두고 공보의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상 강제적으로 파견 근무가 연장됐다는 주장이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정부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파견 근무 1개월 연장 방침을 두고 공보의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강제적으로 파견 근무가 연장됐다는 주장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공의 병원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달 상급종합병원에 1차로 파견한 공보의와 군의관 154명의 근무기간을 1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 중 44명은 교체를 결정했다.

정부는 당시 복귀를 희망하는 공보의와 군의관들은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복귀를 희망하는 공보의‧군의관들은 복귀시키고 또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 계속 연장근무를 하는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발표와 달리 공보의들 사이에선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래 근무했던 지역 보건지소로 돌아가기를 바랐지만 파견 근무가 연장됐다는 것이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은 "공보의 중 파견 연장을 원하지 않는 경우 최대한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파견 연장을 거절했는데도 계속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공협 조사 결과 의사에 반해 파견 근무가 연장된 공보의만 15명이 넘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서울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배정한 기자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남기도 한다. 서울 모 병원에 파견된 공보의 A 씨는 "한 달 파견 이후 지역의료 공백으로 복귀를 원했지만 '연장을 거부하면 아예 새로운 병원에 배정될 수 있다'는 말이 돌았다"고 전했다.

A 씨는 "공보의가 지자체로 돌아가길 원하고, 지자체도 공보의 복귀를 원하는데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복지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겠다"면서도 "전역을 앞둬 교체할 팔요가 있으면 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근무해야 하니까 근로 연장을 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차 공보의 파견 당시에도 법적보호와 근무조건 등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으로 명시하고 병원에 공보의 법적보호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담긴 지침을 내려보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다. 이에 복지부는 "진료 중에 발생하는 법률적인 문제는 파견 기관이 소속 의사와 동일하게 보호한다"고 해명했다. 책임보험에 가입한 의료기관을 향해서는 공보의도 가입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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