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 후에도 의과대학 2000명 증원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내년 전공의 정원 배정 시 비수도권 배정 비율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2000명 증원)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는 기존 방침이 그대로 유효하다"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에도 의대 2000명 증원 입장을 공고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오후 2시부터 4시20분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의대 증원 관련 대화를 나눴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45일 만에 이뤄진 대화였으나 양측은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면담 후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에 미래는 없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박 차관은 만남과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나간 메시지 이외는 추가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않겠냐"며 "정부는 진정성을 갖고 대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 등이 여러 차례 전공의와 비공개로 만난 적 있다고도 했다. 만남이 공개되면 내부적으로 비판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비공개했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박 차관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들이 있다"며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지는 게 좋지만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대화를 공개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 2000명 증원 등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유연하고 포용적이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흔들림 없는 자세로 의료개혁을 추진해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정부는 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의대 교육 지원의 일환으로 내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 시 비수도권의 배정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역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수련병원의 전공의 정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비수도권의 의대 정원 비율은 전체 의대 정원의 66%로, 2025학년도 정원 배정 이후 72.4%까지 올랐다. 반면 비수도권의 전공의 정원은 전체의 45%에 불과해 의대 정원과 전공의 정원에 불균형이 생겼다.
박 차관은 "지역에서 의대 졸업 후 수련까지 받는 경우 지역에 정착해 근무하는 비율이 높지만 현재는 수도권으로 이동해 수련받는 경우가 많아 지역 정착 비율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와 전문학회, 수련병원 등을 대상으로 내년도 지역별, 병원별 전공의 정원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올해 11월까지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립대병원 교수 증원과 임상교육훈련센터 확충 등 지역 내 수련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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