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는 올해 의대 졸업생 10명 중 9명은 인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인턴 임용 예정자들에게 상반기 수련을 위한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의대 2000명 증원 규모를 두고는 의사들의 통일된 제안이 있을 경우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상반기 임용 등록을 하지 않은 의대 졸업생은 24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올해 전체 의대 졸업생 3058명 중 인턴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2697명의 약 90%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날이 인턴 임용 등록 마지막 날이라며 조속한 임용 등록을 요청했다. 올해 인턴 합격자들이 상반기 수련을 받으려면 이날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임용 등록을 해야 한다. 기간이 지나면 올해 상반기 수련이 불가능하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오늘까지 등록하지 않으면 상반기 더 이상 수련을 받기 어렵다"며 "9월 하반기에 자리가 있으면 그때부터 인턴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3월에 다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월 복귀한다고 하면 내년 4월까지는 수련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는 경우 3월에 레지던트로 갈 수 없는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그래서 3월 말까지 어떻게든 복귀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의료계의 통일되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그간 고수했던 의대 2000명 규모의 변경 가능성도 비쳤다. 전 실장은 "2000명 증원은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 과학적 연구 결과와 논의, 협의 등을 통해서 꼼꼼하게 계산해서 산출한 규모다. (정부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규모"라면서도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의료계 내의 통일된, 합리적 방안을 제안한다면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의사 집단행동을 통한 2000명 증원 철회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전 실장은 "지금처럼 집단행동으로 할 것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의료계의 통일된 증원안을 정부에 제안하면 얼마든지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근무시간 단축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정부는 병원별 수요를 고려해 기존 413명에 더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시니어 의사 4166명을 고용하거나 재채용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채용지원금도 지원한다.
진료지원(PA) 간호사도 필요시 추가 채용할 방침이다. 현재 약 4877명의 PA 간호사가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등을 대신해 업무를 하고 있다. 복지부는 1900명의 PA 간호사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비상진료대책도 지난 3월에 이어 4월까지 연장 시행할 예정이다.
전 실장은 "정부는 인턴과 전공의 근무지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진료대책을 1차·2차 마련했다"며 "여러 의료진의 이탈 등도 감안해 각종 대책을 강구했다. 상황에 따라서 마련된 비상진료대책을 계속 시행해 국민이 의료 이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