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이른바 '먹사연'을 통해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40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청탁 대가성을 부인했다. 다만 먹사연 후원금을 송 대표의 정치자금으로 알고 줬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송 대표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뇌물 혐의 등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 씨를 직접 신문했다.
송 대표는 "증인은 소각장 문제에 대해 불법 청탁하지 않았죠"라고 물었고 박 씨는 "네"라고 답했다.
송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중 4000만원이 박 씨에게 소각처리시설 인허가 관련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박 씨는 자신의 후원금 기부와 당대표 경선 간 관련성에도 선을 그었다. 박 씨는 "(4000만원은) 모두 당대표 경선 이후 제공된 것"이라며 "송 대표가 당대표가 될 경우 사업 편의를 제공받는 것을 막연하게 기대하긴 했지만 이 때문에 후원한게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먹사연 후원금이 송 대표를 위한 정치자금인 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지금까지 송 대표 측은 먹사연과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박 씨는 "제가 기부한 건 먹사연이란 단체 자체를 보고 한 게 아니고 송 대표를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먹사연 소장 이모 씨가 당대표 선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취지로 얘기를 해서 당대표에 나오시니 관련 단체에서 돕지 않겠냐는 생각은 했다"고 부연했다.
박 씨는 재판부가 "먹사연 후원금이 피고인을 위한 정치자금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게 들은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신문 후 재판부는 "피고인의 보석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송 대표의 보석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활동 기회를 달라"며 불구속 재판을 거듭 호소한 바 있다.
다음 기일은 내달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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