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 측 대립이 한국 의료의 구조적 문제라는 불편한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정희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정책위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칼날 위에 선 한국의료, 개혁 과제와 대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건강과대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등 시민단체들 공동 주최로 열렸다.
불편한 진실의 핵심은 공공의료 문제로 지목됐다. 현 정책위원장은 "전공의 문제만 보더라도 공공적으로 의료인 양성과 수련을 하지 않았고 병원 자본도 전공의를 값싼 의사 인력으로 사용하기에 급급했다"며 "의사 증원 규모와 배치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집단 간 대치 속에 현실에서 발생하는 의료문제 해결 방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나 추가되는 의사를 어떻게 수련하고 필수·지역의료에 어떤 방법으로 배치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야 한다"며 "답은 국공립의대에서 공공적으로 양성하고 배출된 의사들이 10년 이상 지역에서 필수의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지원책을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자문위원장도 "지역이나 필수의료 수가인상으로 비급여 인기과에 준하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재정낭비"라며 "공공의료 확충 없이는 정부의 원래 의대증원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정부가 이기면 의료산업 종사자, 민간의료 공급자인 의사가 늘어나고 필연적으로 상품화된 의료서비스를 사야 하는 시민들의 의료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공공의료인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의료개혁이 이뤄져야 반복되는 의사와 정부만의 의료정책 결정과정의 비민주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