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예약에도 '매크로·암표'…시민양심은 어디로


7개월간 직권취소 183건…2차인증·구매자 확인
관련 조례 통과로 부정판매 금지 근거 마련

매크로 예약 및 암표 거래를 예방할 수 있는 내용의 조례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시립체육시설 예약플랫폼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캡처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 축구장·테니스장 등 시립체육시설 예약 경쟁이 과열되며 매크로, 암표거래 등 부작용이 커지자 서울시와 시의회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민석 서울시의원(국민의힘·마포1)이 발의한 서울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이달 8일 제32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시장이 시립체육시설의 부정예약 및 이용권 등의 부정판매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약하거나 암표를 거래하는 사례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공공서비스 관련 직권 취소된 부정 예약이 지난해 하반기에만 100여건에 달한다"며 "시민들이 시립체육시설을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체육시설·공간시설·문화체험·교육강좌·진료복지 등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다. 특히 테니스장·캠핑장 등 인기를 끄는 곳은 선착순 또는 추첨제로 예약이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부정예약 관련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체육시설 예약이 적발돼 직권취소된 사례는 183건이었다.

매크로 예약 및 암표 거래를 예방할 수 있는 내용의 조례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시립체육시설 예약플랫폼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캡처

예약비에 웃돈을 얹는 암표거래도 만연한 실정이다.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한 테니스장은 '최근 소프트테니스장 사용권의 불법거래 민원이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예약불량자로 구분돼 일일사용권 예약이 어려울 수 있는 점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시는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시스템 담당자가 부정예약 의심사례를 직권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심플 캡차(CAPCHA), 구글 캡차 등 2차 인증과 함께 예약 버튼을 무작위로 배열해 자동클릭을 막는 등 비정상 예약 방지기능을 도입했다.

이번에 관련 조례가 통과된 만큼 부정예약을 막기 위해 가능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암표거래는 현장에서 예약자와 실제 사용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제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크로 예약이 횡행하는 건 주로 체육시설로 다른 시설은 경쟁이 심하지는 않다"며 "사람이 직접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향후 관련 기술이 발전되면 최대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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