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의료계와 40차례 만났다는 정부…'2000명' 요지부동


"의료계 대표성 있는 협의체 구성해달라"
교수 집단사직엔 "발생하지 않는 게 상책"
유급 우려에도 "안 되도록 하는 게 최선"

정부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의료계와 공식·비공식 만남을 40여차례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지난달 20일 이후 정부가 의료계와 40여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의대 2000명 증원 입장도 확고하다고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의료계와 공식·비공식으로 40여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 국립대병원, 중소종합병원, 전문병원 등 병원 측과 24차례 만났다고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서울 주요 5대 병원장과 만났으며, 이날은 국립대 병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박 차관에 따르면 의학회와는 6차례 접촉했다. 의학회와 교수 등 각 의료계 원로와도 비공식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외과와 신경외과, 흉부외과, 응급 등 주요 필수진료 과목 의학회와의 만남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21일에는 전문의 처우 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앞으로 지역의료 강화 방안 토론회와 건강보험 개선 방안 토론회 등 의료개혁 토론회도 일주일에 한 번씩 개최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정확히 누구와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상대 요청에 따라 비공개하기로 했다는 게 박 차관 설명이다. 박 차관은 "만남이 알려질 경우 예상되는 의료계 내의 소통 단절과 따돌림을 걱정하는 작금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정부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의견을 경청하고 정부의 진의도 진솔하게 소통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을 전제 조건으로 깐 적 없지만 정부의 생각이 확고하다"며 "이를 뒤집으려면 상응하는 근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의제도 논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협의체가 없다고 봤다. 박 차관은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벌써 몇 주가 지났지만 아직 제대로 구성이 되지 않고 있다"며 "통일된 요구사항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제안한다면 정부는 언제든지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실도 지난달 28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료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접촉해 말씀을 들어보면 의협이 대표성을 갖기는 좀 어렵다"고 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총회를 개최, 오는 19일부터 비대위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김영봉 기자

정부는 전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직서 제출을 의결한 것을 두고는 우려를 표했다. 박 차관은 "무책임하게 환자를 버리고 떠난 제자들의 잘못된 행동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의료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마땅한 일이며 국민이 기대하는 바"라며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과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 대표는 국민 없이 의사도 없다는 것을 잊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집단사직 의사는 철회하지 않았다"며 "부디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전공의가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정부는 그간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도 현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당장 큰 피해는 없다는 입장을 말해 왔는데 안일한 인식 아니냐, 구체적 대응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일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료공백이 길어지면 내년 말까지 전공의와 전임의 공백이 예상되는데 정부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도 "전공의가 돌아와야 한다. 공백을 만들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전공의가)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다.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 대규모 유급 우려에도 "유급이 안 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며 "유급이 전제가 되고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교수들이 현장을 떠날 것이라고 하는 전제를 깔고 하는 질문에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누적 785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의대생의 41.8%다. 현재까지 동맹휴학 사유의 휴학 신청 중 허가가 이뤄진 사례는 한 건도 없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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