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이번 주도 의협 수사 속도…조사 거부 갈등도


경찰 "법과 원칙 따를 뿐 강압 없어"

경찰은 18일 의협 측이 주장하는 강압수사, 용산 지침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찰은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혐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8일 전공의들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고발당한 박명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세 번째 피의자 소환 조사다.

이날 오전 9시41분께 경찰에 출석한 박 조직강화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사직을 교사, 방조했다는 취지로 반복 조사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의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집단행동을 교사, 방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조직강화위원장은 경찰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출석 약 1시간30분 만인 오전 11시26분께 조사를 거부하고 나왔다. 그는 "보조 참여한 수사관이 기피 대상이 아니라면서 (해당) 수사관을 다시 조사에 참여시키겠다고 했다"며 "더 이상 조사를 이어가는 것은 제 인권침해 사항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조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조사에서도 수사관이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껌을 뱉으라며 강하게 소리치는 등 강압수사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 12일 경찰 조사에 임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도 조사 시작 약 1시간 만에 '수사 지침' 등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거부하고 돌연 퇴장했다.

경찰은 강압수사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의협 관련 수사는 철저히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그런 면에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고발당한 박명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이 18일 경찰에 재출석했다. 지난주에 이어 세번째다. 사진은 지난 12일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조직강화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의협 측이 주장하는 의사 압박용으로 수사권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두고는 "압박용으로 쓰인다거나 용산 (대통령실) 지침이 있었다는 부분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찰은 임 회장과 박 조직강화위원장의 수사관 기피 신청을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고 모두 기각했다. 이에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의협 전·현직 간부들 소환 조사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박 조직강화위원장에 이어 오는 20일에는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3차 조사가 진행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주 홍보위원장과 김 비대위원장, 박 조직강화위원장, 임 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등 혐의로 고발했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사직하기 전 전산망에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을 올린 의사 수사는 조만간 종결할 계획이다. 이 의사는 올해 초 면허를 취득한 의사로, 경찰에서 게시글 작성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의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집단행동을 주도한 전공의 무더기 고발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출석 요구와 소환 조사 등을 통상적인 고발 사건보다 신속히 진행하는 등 의사 집단행동을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의 대량 고발이 있을 경우 일반 전공의는 병원 소재지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경찰서의 수사 규모에 따라 필요한 경우 인접 경찰서로 분산하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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