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재판에 넘겼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직권남용, 통계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실장을 기소했다.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과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 김상조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하동수 전 대통령실 국토비서관 등 6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함께 수사를 받던 장하성·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 11명은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한 목적 등으로 주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 가격 변동률을 125회에 걸쳐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집값 변동률이 공표되기 전 매주 3회 대통령비서실에 미리 보고하고 수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택통계를 조작했다. 감사원은 2022년 9월부터 1년 간 감사 끝 2023년 9월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국토부에서는 매주 목요일 언론에 변동률을 알리기 위해 주 1회 '확정치' 보고를 받았으나 '주중치', '속보치'까지 3회에 걸친 보고를 받았다. 미리 보고받은 변동률이 높으면 예산 삭감을 내세워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수치를 조작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 8월24일 보고된 수치는 0.67(주중치)이었으나 같은 달 27일에는 0.47(속보치)로 28일은 0.45(확정치)로 낮아졌고, 결국 확정치가 대중에 공표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고용통계를 조작한 혐의로도 김 전 실장을 기소했다. 김 전 실장과 강신욱 전 통계처장 등 통계청 관계자 4명은 비정규직 파악과 관계없는 다른 통계조작 방식 때문에 비정규직 수치가 증가한 것처럼 왜곡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소득통계 조작 의혹을 받는 홍장표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홍 전 비서관은 가계소득통계 조사 결과 소득 불평등이 역대 최악으로 나타나자 정당화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통계청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통계 기초자료를 제공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정부가 권력을 남용해 국가 통계의 정확성과 중립성을 정면으로 침해한 통계법 위반 사례"라며 "집중 수사를 통해 다수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된 조직적·권력형 범죄임을 규명하고 범행 동기와 전모를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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