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멈춰있던 가락시장 정수탑,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32m 구조물 외부에 비를 형상화한 장막 설치

20년간 가동을 멈춘 가락시장 정수탑이 세계적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인 네드 칸과 만나 서울 동쪽 경관을 바꿀 예술명소로 재탄생한다. 정수탑 공모전 당선작. /서울시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20년간 가동을 멈춘 가락시장 정수탑이 세계적 설치미술가를 만나 예술명소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13일부터 22일까지 정수탑 내부에 들어설 시민 공동작품 프로젝트 '바다의 조각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민 100명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1986년 축조된 가락시장 정수탑은 시장에 물을 공급하던 지하수 저장용 고가수조였으나 2004년 물 공급방식이 바뀌면서 20년 동안 가동이 멈춘 상태였다.

시는 가락시장 정수탑 일대에서 '샘(SAM, Seoul Aqua Monument)-932'이라는 공공미술 사업을 추진한다. 여기에 네드 칸의 설치예술작품 '비의 장막(Rain Veil)'을 더해 6월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의 대표 조형물인 레인 오큘러스 작가인 네드 칸은 시가 추진한 가락시장 정수탑 국제작품공모에 베일(Veil) 연작을 제안했다. 기후 순환으로 만들어지는 비의 물성을 담아 바람에 출렁이는 장막을 덧입히는 기획이다.

아울러 정수탑 내부는 시민들이 직접 만든 미술작품으로 채워진다. 6월에 공개될 정수탑 내부에는 100명의 시민들이 직접 만든 바다의 조각을 하나하나 쌓아올려 바다 단면을 형상화한 대형 공동작품이 들어선다. 기후위기로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의 심각성을 알리고 30년간 상승한 바다 수위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 5대 생활권역에 예술 명소를 만드는 '디자인 서울 2.0-권역별 공공미술' 사업의 첫 사례다. 송파구가 진행 중인 주변 공원화 사업과 어우러져 예술작품과 휴식이 함께하는 동남권의 예술 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오랜 도시 유산에 공공미술을 접목해 시민들에게 예술명소로 되돌려주는 기념비적 사업"이라며 "동남권인 가락시장 정수탑을 시작으로 서울 시내 5대 권역에 시민이 함께하는 명소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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