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대중교통에 자율주행을 도입해 요금을 낮추면 승용차 이용자의 발길을 대중교통으로 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서울연구원의 '자율주행 시대 서울의 도시환경 변화와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 수단 도입과 대중교통 요금인하 정책이 결합했을 때 대중교통 이용 촉진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율주행 기술은 초기에는 규제상 운행 안전요원이 필요하고 대당 가격이 비싸다. 그러나 향후 자율주행차 양산과 함께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운전자가 필요없어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인건비 절감을 기반으로 획기적인 대중교통 요금 인하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 서울 시내버스 표준원가에 따른 운송비용 정산지침에 따르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형은 약 69.9%, 중형은 약 71%를 차지한다. 서울 버스운영 비용 중 요금 수입은 전체의 약 80% 수준이고 나머지 20%는 재정지원금으로 충당한다.
시민들도 자율주행 시대에 개인 승용차를 위한 제도보다는 대중교통과 공유교통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금을 파격적으로 내린다면 4명 중 3명꼴로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나왔다.
연구진이 서울과 수도권 시민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대중교통 기능 고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개인 승용차를 위한 인프라 추가건설(22.2%)'과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공유교통 우선 개발(18.8%)'이 뒤를 이었다.
모든 교통수단이 자율화되고 대중교통 요금을 50%로 인하했을 때 대중교통을 승용차 대신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2.4%였다. 요금을 전면 무료로 했을 때에는 75.1%까지 증가했다.
한영준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도 차가 막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도로 통행량이 늘어 차가 더 막힐 것"이라며 "시민들도 자율주행 기술이 승용차에만 도입된다고 가정했을 때는 승용차를 선택하지만 대중교통에도 적용돼 요금이 내려가면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시도 자율주행 대중교통 고도화와 실업 대안 마련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은 2021년 '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을 통해 2026년까지 5년간 1487억원을 투자해 서울 전역 곳곳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무인 자율주행버스를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시켜 서울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2년부터 청계천에 자율주행버스가 다니고 있고 지난해 말 심야자율주행버스를 도입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새벽 시간대에 출근하는 근로자들의 대중교통 편의를 돕기 위한 자율주행 새벽동행버스 운행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먼 얘기이긴 하지만 특정 구역 내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전에 운수업계 대량실업 대안이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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