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생성형 AI가 없는 판례 제공…법률 AI 공공 관리해야"


총선 앞 국민정책 제안 필요성
없는 판례 제공하는 오류 빈번
재판 전 증거 교류 '디스커버리제' 도입해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생성형 AI가 내놓는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법률서비스 오남용을 막기 위해 공공에서 AI 데이터를 관리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제안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생성형 AI가 내놓는 부정확한 정보에 따른 법률서비스 오남용을 막기 위해 공공에서 AI 데이터를 관리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6일 변협은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 대회의실에서 국민정책제안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정책을 제시했다. 변협은 오는 4월 총선을 기점으로 각 정당과 상임위에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변협은 크게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개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실질화 △법조인력 양성 제도 개혁 △미래지향적 법제도 구축 등 네 방향으로 입법을 제안했다.

이날 변협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확대를 위해 법률 AI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한 판례 검색, 법률상담 시스템 등 법률 AI 서비스로 인해 법률 정보가 왜곡되는 것을 우려했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례가 법률 AI 서비스에 등장하는 오류로 오남용 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는 유명 변호사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인용한 3건의 판례가 구글의 생성형 AI 챗봇 '바드'를 이용한 것으로 실재하지 않는 판례였던 사건도 있었다. 김동현 사무총장은 "AI 문제점에 대해 유럽과 한국에서도 규제안이 나오고 있다"며 "정확하지 않은 AI를 신뢰해 받아들이는 부분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변협은 행정부 지원 하에 대법원과 대한변협이 방대한 법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소유·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AI 법률서비스 활용 시 대한변협이 관리·감독권을 갖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국민정책제안단 기자간담회 /뉴시스

이 밖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확대를 위해 공공 플랫폼 지원 및 사설 플랫폼 규율 체제를 구축, 변호사 보수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변호사시험 합격자 연수 국고보조금 재지원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변협은 증거 개시 절차(디스커버리)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행정·환경·의료소송 관련 사건의 경우 현행 제도 안에서는 대부분의 증거를 국가나 지자체, 기업, 의료기관에 있기 때문에 소송 당사자가 입증을 하기 어려워 패소하는 일이 빈번하다. 변협은 재판 개시 전 각 당사자가 가진 증거와 서류를 서로 공개해 쟁점을 사전에 정리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 변호사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법조인접직역을 대체할 자격사로 변호사를 배출하자는 제언도 내놨다. 로스쿨 내 노무, 세무, 국제(중재실무, 비교법) 등 전문 분야 커리큘럼을 다양화해 분야별 변호사를 배출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변호사가 송무 외 사회 분야에서도 활용되도록 하자는 의견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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