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재판부에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배 전 대표 측 변호인은 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피고인 방어권을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1일 보석 신청 뒤 한 달여 만이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검찰에서 기형적인 증거 제출로 이미 구속기간 상당 부분이 소진됐다"며 "다수의 증인심문이 예상되고 증거에 대한 방어권 보장이 절실한 사건이다. 배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배 전 대표는 "준비 없이 구속돼 5개월이 다 돼가고 있다"며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제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많은 증거들이 발견됐는데, 재판이 지연되고 있어 개인적으로 힘들고 가족도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에서도 사임되고 굉장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선처해주시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재판부는 "보석 여부는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배 전 대표와 카카오 법인은 지난해 2월 SM 경영권 확보 분쟁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가격을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총 553회에 걸쳐 고가 매수 등 시세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SM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5%룰)도 하지 않아 보고 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배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19일 구속된 상태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배 전 대표의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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