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인턴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에 학원가도 요동치고 있다. 의대 입시 설명회는 발 디딜 틈이 없고, 고액 컨설팅까지 등장했다. 사교육 과열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1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증원 추진을 발표한 지난달 6일 이후 학원가에는 의대 입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 대학입시 학원에는 평년보다 의대 입시 문의가 2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입시 설명회는 물론, 의대 특별반을 개설한 학원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 A 재수전문학원 관계자는 "의대 입시와 관련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의대 특별반을 새롭게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시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현재 매주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B 입시전문학원은 2월 초 의대 전문 입시 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설명회를 듣기 위해 고3 학생은 물론, 재수생과 N수생에 이어 직장인까지 줄을 이었다. 1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 자리가 부족해 일부는 서서 설명회를 들어야 했다.
B 학원 관계자는 "현역부터 N수생, 직장인까지 의대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빈번해졌다"며 "입시 설명회를 진행하면 예약이 일찍 마감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이 2000명 증가한다면 주요 상위권 이공계 대학 학생들 상당수가 다시 의대 도전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라며 "2024학년도 최종 단계인 추가모집에서도 의대 쏠림 현상은 매우 강도 높게 나타나는 상황으로, 2025학년도 입시에서도 지원자가 더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의 학원가에서는 고액 입시 컨설팅까지 나타났다. C 종합학원에서 제공하는 컨설팅 금액은 상시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시간당 30만원, 수시와 정시 기간에는 45만원으로 기간에 따라 증가했다.
한 온라인 입시 컨설팅 업체 홈페이지에는 1시간~1시간30분 정도 진행되는 컨설팅에 고1 학생은 80만원, 고3 학생과 재수생은 90만원을 지불해야 된다고 공지돼 있다.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이 현실화되면 사교육 과열 또한 따라올 것으로 내다봤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나면 평생 수익이 높은 의대 쪽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며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물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입시반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학부모들도 그 정도라면 우리 애도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고 학원에 문의하고, 학원에서는 적극 권장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학부모와 학생의 기대 속에서 한동안 사교육은 조금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특별 수용은 사교육기관이 충당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