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황의조 수사정보 유출' 의혹 수사…"강제수사도 가능"


황의조 "브로커가 압수수색 장소·일시 알려줘"
경찰 "수사관 아니면 알 수 없어…강력 처벌"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축구선수 황의조(32) 씨가 경찰 수사 정보가 유출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의혹 확인을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불법촬영과 피해자 2차 가해 혐의로 송치된 축구선수 황의조(32)의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황 씨가 '수사 정보가 유출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의혹을 제기한 내용은)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강제수사도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수사의 내용을 수사 대상자에게 유출한다는 것은 수사의 기본을 해하는 행위"라며 "매우 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제대로 수사해서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 수사를 받던 황 씨는 지난 7일 '수사 정보가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황 씨 측은 한 브로커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고, 황 씨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압수수색 장소와 일시 등을 알려주면서 경찰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황 씨에 따르면 브로커는 '1시간 뒤 경찰이 도착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황 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찰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위법한 사안이라서 수사가 필요하다. (서울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 대상은 한 부서에 국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이 맞는지 아닌지와 유출이 맞다면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유출 행위 자체를 수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서가 타깃은 아니다. 대상이 누구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지난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소지와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황 씨는 상대 여성의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모습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영상통화로 신체 노출 장면을 녹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 불법촬영 혐의 피해 여성은 2명으로 파악됐다.

황 씨와 변호인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피해자의 신상이 특정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황 씨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11월 황 씨를 입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후 지난달 12일과 15일, 25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황 씨를 불러 조사했다.

황 씨 측은 상대방이 동의한 촬영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를 협박한 인물로 지목된 황 씨 형수는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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