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성지용 부장판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명에게 300만~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피해자와 가족은 역학조사 지연,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의약외품 미지정,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심사 및 공표 과정에서 위법 등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했다.
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의약외품 미지정 등 국가의 조치는 모두 법령에 따른 것으로 위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달랐다. 의약외품 미지정을 제외한 유해성 심사와 공표 과정에서 환경부의 재량권 행사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유해성 검사가 불충분했는데도 결과를 성급히 반영해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시한 뒤 10년 가까이 방치한 것은 국가배상 책임이 있는 '공무원의 재량권 행사가 사회적 타당성이 없거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상 구제급여조정금을 받은 일부 원고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지만 조정금을 받지않은 원고 3명에게는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도 판시했다.
원고 측 대리인 송기호 변호사는 재판 뒤 "국가에 상고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1심부터 10년이 걸렸다. 너무 오래 기다린 피해자 고통을 생각하면 상고하지 말고 수용해서 피해를 최종적인 의무로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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