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대란' 기후동행카드…시민들 "꼭 쓰고 싶어요"


시청·광화문역 판매완료…안 파는 편의점도
"현금 충전 불편해"…4월 신용카드 충전 추진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 기후동행카드 이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당역에 배정된 기후동행카드 판매가 완료됐습니다.'

월 6만 원 대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를 사기 위해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5호선 광화문역을 찾았지만 이같은 안내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말그대로 '품절 대란'이었다. 역사 안 편의점에서도 기후동행카드를 구할 수 없었다. 편의점 직원은 "편의점은 안 파는 곳이 더 많다. 역에 가서 사야 한다"고 안내했다.

광화문역에서 만난 프리랜서 최윤영(30) 씨는 "어제도 사려고 했는데 못 샀다"며 "일부러 현찰도 뽑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평소 출퇴근 할 때 2호선을 많이 타는데 환승을 많이 한다. 버스로 갈아탈 때도 많다"며 "기존 정기권은 지하철만 돼서 안 샀는데 꼭 쓰고 싶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만난 서울시민 변동현(31) 씨가 기후동행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김해인 기자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한 시민들은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달 28일부터 실물카드를 사용 중인 변동현(31) 씨는 날이 풀리면 따릉이도 타려고 6만5000원 권을 구매했다.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 사업인 K패스가 나와도 기후동행카드를 쓸 예정이라고 한다.

변씨는 "멀리 나갈 일이 많지 않고 출퇴근을 서울 안에서 해서 비용적 부분이 괜찮다"며 "버스 환승도 잘 되고 버스·지하철이 정기권으로 묶이니 좋다"고 말했다.

박모(32) 씨는 "하루에 2번 씩은 무조건 (대중교통을) 타서 이득이다. 가끔씩 추가 요금이 나올 때까지를 생각하면 너무 좋다"며 "아이폰이라 실물카드만 써야해서 좀 짜증나지만 그래도 돈 아낀다 생각하고 쓰면 나쁘지 않다"고 했다.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고객안내실에 기후동행카드 판매 완료 안내문이 붙어있다.

모바일카드가 인식이 되지 않는다는 시민도 있었다.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만난 한 여성은 "충전도 했는데 안 찍혀서 불편하다. (고객안내실에) 직원도 안 보인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도 곳곳에서 사용후기를 찾아볼 수 있다. '정기승차권 카드 이제 안녕. 약 9년간 알차게 잘 썼다', '아이폰은 모바일로 안 된다고 해서 실물카드로 샀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부담을 많이 덜 수 있게 됐다' 등 반응이다.

다만 현금으로만 충전이 가능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실물카드 결제 시 현금만 받는다. 충전할 때도 현금만 받아서 진짜 몇 년 만에 현금을 인출했다'고 적었다.

오세훈 시장은 전날 오전 2호선 시청역에서 현장을 점검하며 "신용카드를 활용해 충전이 가능하도록 모색해서 서두르면 4월 정도에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나아가 신용카드 후불 시스템을 도입해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쓰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후동행카드는 한 달 동안 서울 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다. 따릉이 이용 유무에 따라 6만2000원 권과 6만5000원 권으로 구분된다.

이달 23일 사전판매를 시작하고, 27일 오전 4시 버스 첫차부터 적용했다. 전날까지 실물카드 16만6307장, 모바일카드 9만7009장 등 팔리며 26만3000장이 팔렸고, 첫 평일인 전날에 14만2000명이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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