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일명 '오세훈 후드티'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울시가 이번에는 라면을 개발한다. MZ세대의 취향과 서울의 매력을 담은 굿즈(상품)를 통해 동행·매력 도시 서울을 국내외에 널리 알린다는 목표다.
시울시는 한 식품회사와 함께 서울라면을 개발, 내달부터 성수팝업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식품을 직접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미 각종 상품들이 출시와 동시에 완판을 기록한 가운데 K-푸드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라면에 주목했다.
시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새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을 알리기 위해 9월부터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후드티와 파우치, 열쇠고리 등 다양한 굿즈를 개발했다. 오세훈 시장은 각종 행사에서 새 브랜드가 새겨진 회색 후드티를 입으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 시범 판매에서 회색 후드티는 이틀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우산, 머그컵 등 다른 상품들도 완판 행진에 동참했다.
같은 달 21일과 27일에 진행한 온라인 사전예약에서도 하루만에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시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굿즈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상시판매점을 연 데 이어 이달 17일부터 DDP 디자인스토어 온라인몰에 굿즈 판매숍을 열었다. 또 상품 다양화를 위해 리유저블 백, 인센스 스틱, 유리컵 등 새 아이템을 속속 추가했다.
지난달 30일 DDP스토어에 조성한 서울굿즈샵은 오픈에 앞서 1시간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오프라인 서울굿즈샵 판매액은 DDP 디자인스토어 당일 매출액의 약 42%를 차지했다.
이같은 인기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는 분석이다. 후드티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울시 굿즈'로 블로그 후기를 검색해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후드티에 대한 호평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은 블로그에 '서울마이소울 후드티의 자수로고 포인트에 반해 커플 후드티를 맞춰봤다'는 후기를 남겼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이모(33) 씨는 "(후드티는) 가격도 합리적이라 외국인 친구에게도 사주고 싶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32) 씨는 "유리컵도 돈 주고 살만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신모(33) 씨도 "유리컵은 꽤나 사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매장 방문객 대다수는 2030세대와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후드티와 코듀로이 파우치의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기 비결을 두고는 "서울이 매력적인 도시로 급부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굿즈가 단순한 관광상품을 넘어 이제는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상품으로 MZ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티 인터네셔널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가장 매력적인 도시 14위에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2022년 서울의 순위는 26위로 12위가 올랐다.
시는 내년 6월까지 '서울의 향'이 담긴 룸스프레이 등 50여 종에 달하는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뜨거운 시민 반응에 놀랐다"며 "서울의 매력을 담아 누구나 갖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굿즈를 제작·판매해 서울의 미래를 위한 사업에 재투자하고 동행·매력 도시 서울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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