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재벌 3세 남성 행세를 하며 3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청조(28) 씨가 "떳떳해지고 싶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두 번 상처 주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전 씨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전 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함께 기소된 A 씨를 공범으로 지목했다.
전 씨는 A 씨에 대해 "굉장히 좋아했고 의지했다"면서도 "(A 씨에게) 올바른 것을 시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다만 같이 거짓말했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은 맞다"고 증언했다.
전 씨는 '좋아했다면서 이같이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재판부가 묻자 "저도 굉장히 힘들다"며 "많은 언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혐의를) 단 한 건도 부인하지 않았다. 나중에 떳떳해지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 씨도) 벌을 받고 저도 최대한 벌을 받고 추후에 떳떳하고 올바르게 되고 싶다"며 "그래서 사실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법정에 있는 피해자들이 전 씨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며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는데 증인(전 씨)이 이같이 말한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떳떳하다', '올바르다'는 단어 사용법에 대해 잘 생각해 보라"며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주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전 씨에게 충고했다.
전 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라고 속여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 명목으로 22명으로부터 27억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5명으로부터 3억5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전 씨는 지난해 11월29일 특경법상 사기와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전 씨 범죄수익을 관리하고 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전 씨와 함께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범죄수익금 중 약 21억원을 자신 명의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했다. 전 씨가 고급 레지던스와 슈퍼카를 빌리는데도 명의를 제공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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