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재판장이 물리적으로 총선 전 선고가 어렵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직서 제출이 재판 진행에 별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강 부장판사는 "제 사직 문제가 언론에 보도돼 설명해야 할 것 같다"며 "법관이 세상을 향해 마이크를 잡아선 안 되나 사직이 1개월가량 남은 시점에 이 법정에 계신 분들께 객관적인 상황을 설명해 드리기 위해 마이크를 빌릴까 한다"고 입을 열었다.
강 부장판사는 최근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내달 중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강 부장판사는 인사 시점을 기점으로 퇴사할 예정이다.
강 부장판사는 "제가 사직하지 않았더라도 2년간의 형사합의 재판 업무를 마치고 법관 사무 분담에 관한 예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업무가 변경될 예정이었다"면서 "이는 배석 판사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재판이 본격 시작된 후 검찰과 피고인은 총 51명의 증인을 채택했고 이 중 33명 신문을 마쳤다.
이에 강 부장판사는 "아직 3분의 1가량 증인신문이 남았고 여기에 검찰 구형, 최후변론 절차, 판결문 작성까지 소요될 시간을 고려하면 판결 선고가 가능한 시점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물리적으로 총선 전 판결 선고가 힘들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위증교사 사건 중 가장 많이 진행돼 이르면 총선 전 1심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사였다.
강 부장판사는 "제 사직이 공개된 마당에 다음 달 2일 예정된 재판을 우리 재판부가 진행하는 게 적절한지 고민했다"며 "최종적으로 재판을 마친 후 쌍방 의견 듣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방문 피습 사건 이후 17일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피습 사건 이후 첫 재판인데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재판장의 사직으로 재판 지연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개발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12월 22일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는 고 김 전 처장과 모르는 사이였다고 말했으나 검찰은 재임 이전부터 김 전 처장과 아는 사이였다고 본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0월 20일 국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개발 민간업자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국토부가 용도변경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며 협박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검찰은 이 발언이 허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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