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건국대학교 학생이 교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건국대 식량자원과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장도겸(22) 씨는 지난해 12월12일 새벽 학교 인근 스터디카페에서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전날 밤부터 공부를 하던 장 씨는 오전 3시44분께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귀가하던 여자친구가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 다급히 장 씨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다.
장 씨는 곧장 자전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약 2분 뒤 도착한 예술디자인대학 주차장 앞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장 씨는 주저 없이 A 씨에게 다가가 코에 손을 대고 상태를 확인했다. A 씨 호흡이 희미하고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한 장 씨는 A 씨의 가방을 벗긴 뒤 바닥에 바르게 눕혔다. 곧이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장 씨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여자친구는 119에 신고했다.
장 씨는 몇 차례에 걸쳐 가슴을 압박하고 정상적으로 호흡을 하는지 확인했다. A 씨의 팔을 흔들며 '괜찮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10여회 정도 흉부압박을 하자 A 씨는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장 씨는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에게 A 씨를 인계했다.
장 씨는 "흉부압박 이후 인공호흡을 실시할 생각이었는데 흉부압박을 하던 중 숨이 트이는 소리가 났다"며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의식유도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 씨가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군대에서 배운 경험 덕분이었다. 장 씨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장 씨는 "처음에는 언제부터 쓰러져 계셨는지를 알지 못해서 겁이 났지만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조치가 늦어져서 살 수 있는 사람이 돌아가시면 안 될 것 같았다"며 "해병대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는데, 몸에 배어 있던 것 같다.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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