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장동 민간사업자에게 청탁 대가로 200억원을 약속받고 일부를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장난치지 않고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영수 전 특검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특검은 재판부가 보석에 대한 의견을 묻자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좀더 신중하게 처신했더라면 이런 일이 안일어났을텐데 고생하시는 재판부께 죄송하다"며 "(검사가) 증거를 인멸한다고 하는데, 이 사건이 언론에서 터지기 시작해서 만3년 가까이 내로라하는 기자들 저를 취재한다고 동분서주했다"고 증거 인멸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구치소에 들어가서 생활해보니 신중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며 "검찰 후배들이 쓸데없는 데에 전력낭비하느라 애 많이 쓰고 재판부도 고생하신다. 만약 제게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장난치는 거 없이, 꾀부리는 거 없이, 머리쓰는 거 없이 재판에 성실하게 일조하겠다"고 했다.
박 전 특검 측 변호인도 "자료가 다 압수됐고 피고인이 증거인멸하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며 "참고인이 검찰에서 수십번까지 조사받았는데 회유한다고 회유되지 않는다. 피고인이 지금 도주하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도주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주요 증거가 대부분 주변인물의 진술인데다 휴대전화는 박 전 특검 측이 인멸했고 관련 약정서도 줍인물들이 은닉해 공소유지에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남욱 변호사 등 주요 증인의 신문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석을 허가하더라도 관련자들과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발찌 부착이나 주거제한을 고려해달라며 여지를 보였다.
박 전 특검의 구속기간은 내달 20일 만료된다. 다음 기일은 1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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