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검찰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선의 결심 공판에서 사형과 함께 30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구형했다. 쑥색 수의를 입은 조선은 재판 내내 눈을 감거나 한숨을 쉬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는 등 산만한 모습이었다.

검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포악성에 두말할 것 없는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이자 이 사건 충격으로 사회적으로 백주 대낮에 아무 이유없이 살해당할 수 있을 것이란 불안과 살인예고 모방범죄도 폭증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검사는 구형 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조선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했음에도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문에 '조금이라도 감형해주세요'라고 기재했다"며 "유족과 피해자들도 법정 최고형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은 최후 변론에서 "아는 사이도 아닌 분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한 건지 저조차 이해가 안 가고 인간 도리를 저버리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탓을 돌리는 것도 알고 있고 누구 탓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구형에 앞서 조선 측은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였다는 내용이 담긴 정신감정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조선의 변호인은 "최근 병원으로부터 피고인이 평소 반사회적 성격을 지녔고 범행 2~3일 전부터 피해망상 증상이 있었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검찰은 "애시당초 이러한 이상동기 범행 자체가 정상적 감정에서 비롯되기 어렵고 수차례 조사한 결과 조선에게 본래적으로 정신병적 질환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감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공판에서도 조선에게 정신병적 치료‧진단 전력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선은 지난해 7월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같은날 범행을 위해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을 훔치고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도 있다.

선고 기일은 내달 1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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