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압박에"…직장인 10명 중 4명, 올해 고용관계 악화 전망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45.3%가 올 한해 경기침체나 경제위기로 인해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고용형태 약화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퇴사 압박 4일차입니다. '다른 회사 갈 생각 없냐', '제 발로 나가줬으면 좋겠다' 등을 수차례 말하는데, 회사가 입을 불이익 때문에 해고나 권고사직 처리는 불가하기 때문에 저를 괴롭혀서 나가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올해 경기침체나 경제위기로 인한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고용형태 약화 등 고용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65.5%는 올해 국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올해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고용형태 악화, 임금 삭감 등을 경험할 것이라는 전망은 45.3%에 달했다. 이들 중 20.6%는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5.1%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고용형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임금이 삭감될 것'이라는 전망은 9.6%였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는 사무직(24%), 건설업(24.1%), 숙박 및 음식점업(25.8%), 300인 이상(26.9%)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고용형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여성(17.7%), 비정규직(20,8%), 생산직(19%), 건설업(25.9%), 일반사원급(19.9%)에서 높았다.

비정규직의 고용형태 악화 전망은 정규직(11.3%)과 큰 격차를 보였다. 임금 수준이 낮을수록 고용형태 악화를 걱정하는 비율도 높았다.

직장갑질119는 경기침체나 경제위기의 여파가 여성과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일터 약자들을 보호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더 취약한 고용형태, 더 작은 사업장, 노동조합 밖의 노동자일수록 경기침체를 몸소 느끼고 있다"며 "정부는 고용보장 정책과 동시에 일자리에서 밀려나더라도 생활수준이 급락하지 않도록 촘촘한 사회보장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4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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