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검찰의 야권 수사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는 송영길 전 대표의 구속에 성공해 기소할 단계이며 의원들이 줄줄이 불려오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의혹'은 언론사 대표의 압수수색에 이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북송금, 정자동, 김혜경 씨 법인카드 의혹 수사도 현재 진행형이다. 4월 22대 총선 전에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는 송 전 대표의 기소와 20명으로 추정되는 수수 의혹 의원들의 수사를 남겨놨다. 앞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의원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허종식 민주당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수수 의원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며 먼저 조사가 필요한 의원들을 특정해 협의를 마쳤다. 대부분 의원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후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오는 31일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전 감사위원 1심 선고도 수사에 변수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형량에 따라 (피고인들이) 진술이 달라질 수도 있다"며 "수사가 재판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윤 의원과 강 위원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송 전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검찰 공소장에 어느 수준의 내용이 담길지도 주목된다. 한 차례 연장으로 송 전 대표의 구속기간은 오는 6일까지 늘어나면서 기소까지 남은 시간은 4~5일이다. 전수미 변호사는 "대향범(2인 이상의 행위자가 서로 다른 행위를 해 동일한 목표를 실현하는 범죄)은 뇌물죄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으면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석열 명예훼손 대선 보도' 수사도 주목된다. 지난 20대 대선 사흘 전인 3월 6일 뉴스타파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진행한 김만배 씨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 씨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를 위해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박영수 전 특검을 변호인으로 소개해 줬고, 당시 사건을 맡았던 윤석열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 박 전 특검의 청탁을 들어줬다는 내용이었다. 검찰은 뉴스타파가 허위 사실인 줄 알면서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낙선을 위해 보도했다고 보고 있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관련 보도를 한 뉴스버스, JTBC, 경향신문, 리포액트 등도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에 10명의 검사를 투입해 수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6일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26일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례적으로 언론사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할 만큼 고강도 수사에 비해 가시적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명예훼손 혐의 자체가 구속이 필요한 사건은 아니다. 남은 단계는 기소일 것"이라며 "대선 개입 의도를 가지고 보도한 것인지는 증명해 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언론 보도에 배후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민주당 내 태스크포스(TF)가 개입한 정황을 다수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가 야권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수미 변호사는 "(야권이 얽힌 경우) 총선 전 기소는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북송금, 정자동 개발, 김혜경 씨 법인카드 의혹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북송금, 법인카드는 수원지검, 정자동은 성남지청이 수사 중이다. 대북송금 사건은 검찰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관심사다. 이 수사를 총괄하던 이정섭 전 차장검사의 탄핵소추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부 기피 신청 등 반발로 수사는 주춤한 상태다. 정자동, 법인카드 사건은 아직 이 대표의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른바 '428억 약정설' 수사 돌입 여부도 눈길을 끈다. 애초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를 주면서 천화동인 1호 428억원 배당을 약속받았다는 설이 나왔으나 증거 부족으로 이 대표 기소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서 남욱 변호사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들어온 사실이 확인돼 변수로 떠올랐다. 검찰도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향한 '통계조작' 의혹 수사도 다크호스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최근 홍장표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까지 불러 조사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1심에서 송철호 전 시장, 황운하 의원에게 실형이 선고된 뒤 조국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재수사 여부도 복병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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