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복궁 낙서 배후 추적…휴대전화 포렌식·계좌 분석


낙서 지시한 '이 팀장' 검거에 수사력

경찰이 경복궁 담벼락 등을 낙서로 훼손한 임모(17) 군에게 낙서를 지시한 신원 미상의 인물을 붙잡기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 계좌 분석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임모(17) 군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경찰이 경복궁 담벼락 등을 낙서로 훼손한 임모(17) 군에게 낙서를 지시한 신원 미상의 인물을 붙잡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임 군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하고, 계좌 분석을 통해 입금자를 확인하는 등 낙서를 지시한 일명 '이 팀장'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자신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자라고 소개한 이 팀장은 임 군에게 범행을 제안하면서 "월 1000만씩 받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다. 이번 일을 잘하면 너도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 군은 경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낙서 3건을 하면 수백만원을 받기로 해 10만원을 선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임 군은 지난 16일 오전 1시42분께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 등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 등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임 군과 함께 체포된 김모(16) 양은 임 군과 범행을 계획하고 동행했으나 직접 낙서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20일 임 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미성년자인 사정 등을 고려해 기각했다.

경복궁 담벼락에 2차로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설모 씨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예원 기자

임 군 등의 범행을 모방해 경복궁에 2차 낙서를 한 20대 남성 설모 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설 씨는 임 군 등의 범행 하루 뒤인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께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설 씨는 다음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향후 유사사건 발생 방지 및 모방범죄 분위기 제압을 위해 선제적 예방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등 서울 내 5개궁 주변을 집중 순찰한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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