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재벌 3세 남성 행세를 하며 3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청조(26) 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전 씨는 범죄수익 대부분이 재혼 상대였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 측 변호인은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 혐의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전 씨 측은 범죄수익금이 모두 남 씨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 측 변호인은 재판을 마친 뒤 "전 씨는 본인이 한 행위에 대해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피해 회복을 하고 싶지만 현재 갖고 있는 재산이 전혀 없다"며 "범죄수익 대부분은 남현희 씨와 남현희 씨 가족들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남현희 씨와 관련된 조사만 80시간 정도를 받았다"며 "수사에 협조한 것은 '남현희 씨에게 귀속된 범죄수익이 피해자들에게 환원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씨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라고 속여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 명목으로 22명으로부터 27억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5명으로부터 3억5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이날 재판에는 전 씨의 경호원 역할을 한 A(26) 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A 씨 측 변호인은 "(전 씨와의) 공모 관계와 실행 분담 사실을 모두를 부인한다"고 했다.
A 씨는 전 씨 범죄수익을 관리하고 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전 씨와 함께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범죄수익금 중 약 21억원을 자신 명의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했다. 전 씨가 고급 레지던스와 슈퍼카를 빌리는데도 명의를 제공해 줬다.
남 씨의 전 씨 사기 공모 의혹은 현재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전 씨 사기 혐의와 관련해 남 씨가 공범으로 고소된 사건은 총 3건으로, 피해액은 10억여원이다.
전 씨와 A 씨의 다음 재판은 내년 1월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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