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막아야죠"…'12세 시의원' 야무진 조례


제1대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
"부모님과 뉴스 보며 저출생·고령화에 관심"

제1대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에서 100일간의 의정활동을 펼친 청소년 시의원 김예서(12) 양. /본인 제공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청소년 시의원 활동을 하며 외교 쪽에도 관심이 생겼고, 여러 가지 장래희망을 생각하는 기회가 됐어요."

제1대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에서 100일간의 의정활동을 펼친 청소년 시의원 김예서(12) 양의 말이다.

서울시의회는 올 8~12월 청소년 의회교실을 진행했다. 청소년 시의원 41명은 4개월의 임기 동안 정당 활동, 상임위원회 활동, 국회의사당 탐방, 서울시의원과의 만남, 본회의 의결 등 다양한 지방의회 활동을 경험했다.

김 양은 우리동네키움센터 선생님의 추천으로 의회교실 활동을 하게 됐다. 환경교통위원회, 문화관광경제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3개 분야 상임위 중 문화관광경제위를 선택했다. 평소 사회·경제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상임위 활동을 통해 지방소멸 예방을 위한 지역 교환학생 추진 조례를 공동 발의했다.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고,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학생이 줄면서 폐교가 늘어나는 현상에 주목했다.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 폐회식이 열린 이달 2일 청소년 시의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조례안은 초·중학생 약 1500명을 선발해 10일에서 한 달 정도 교환학생을 추진,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고 수업도 들어보는 활동을 제안했다. 비용은 기숙사·홈스테이를 활용하고, 신청자에게 회비를 받거나 국가의 지원을 받는 방식을 활용한다.

김 양은 "부모님과 함께 뉴스를 보며 저출생, 고령화 등 다양한 소식을 접했고,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요즘 농촌이나 시골에는 점점 폐교가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지방소멸을 예방하기 위해 친구들과 생각해본 조례"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어려웠지만 대화를 통해 극복했다.

그는 "계속 토론도 해보고 대화도 해보면서 하나 하나 맞춰갔다"며 "합의점을 찾다보니 조례가 탄생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서울시의회 청소년 의회교실 폐회식이 열린 이달 2일 청소년 시의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다른 청소년 참여 학생들도 "유익한 활동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재(11) 군은 "민주주의라는 것을 좀 더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어른들만의 세상이라고 생각했고 낯설기만 했던 정당, 정책, 조례와 같은 내용들이 우리의 삶에 늘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황승유(12) 양은 "평소 등하굣길에서 봤던 현수막에 대한 생각을 정책으로 제안했다"며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가진 우리 상임위 친구들이 갈등을 조정하고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을 보며 이것이 작은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시의원의 연령대를 좀 더 확대해서 더 다양한 의견을 들었으면 한다"며 "청소년 의원들이 만든 정책안에 대해 시의원들의 구체적인 조언을 구하는 시간을 더 확대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의회는 청소년 의원들의 정책 제안을 각 소관 상임위에 전달하고, 의원들에게 안내해 향후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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