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5년, 2년을 구형받았다. 1심 구형과 같다.

검찰은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정 전 교수의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1200만원,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놓고 "피고인들은 고위공직자, 명문가 교수로서 책무를 저버리고 기득권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정도 특권은 누려도 된다는 그릇된 인식에서 범행으로 나아갔다"며 "도덕적 비난 차원을 넘어 위조·조작 등 범죄 영역에서 자녀의 경력을 만들어줬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아직 반성하지 않고 검찰 수사 기소의 피해자로 행세한다"며 "이처럼 중대 사건은 헌법에 따른 공정한 판단만이 범죄로부터 국민 기본권을 보호할 책무를 이행하고 정의 실현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를 두고는 "우리 편에게는 관대한 이율배반적 내로남불 범죄이지만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5년간 하루하루가 생지옥이었고 제 가족은 사회적 형벌을 받았다"며 "제 말과 행동이 온전히 일치하지 못했고 제 자식 일에 느슨한 기준을 적용한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저와 남편은 더이상 교수가 아니고 딸은 의사, 아들은 학위를 내려놨다"며 "가족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끔 선처를 간청한다"고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 씨의 온라인 시험을 담당한 제프리 맥도널드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의 서면답변서도 공개됐다.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는 조 씨의 온라인 시험을 부정하게 도와줘 조지워싱턴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맥도널드 교수는 서면답변서에서 "조 씨 부모가 2번의 퀴즈를 도왔다는 이유로 기소됐다고 해서 놀랐다"며 "학문적 부정행위는 고도로 추악한 수준에 도달해야 형사 범주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형사 기소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온라인 퀴즈는 사실 암기를 요구하는 낮은 단계 학습과 테스트 형식이었고 최종 성적의 2%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생이 다른 사람과 협업해 퀴즈를 풀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학생과 대화했을 것이다. 최악은 0점이지만 보충 에세이를 쓸 기회를 줬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행위를 알았더라도 사법기관에 신고하거나 학교에 보고하지 않고 학생과 직접 해결했을 것이라며 "조 씨의 행위가 엄중하지만 형사 범주를 구성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애초 맥도널드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지난 2월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의 혐의 일부를 인정해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2심 선고기일은 내년 2월 8일이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