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김길성 중구청장이 구의회의 내년 예산 삭감을 두고 구민이 가장 큰 피해자라며 예산 복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12일 오후 중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 의회의 부당한 예산 삭감 횡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중구는 총 5764억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구의회에 제출했고 의회는 일반회계 약 65억 원, 특별회계 14억 원 등 총 80억 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내역에는 임산부에게 지급하는 친환경 농산물 지원 예산, 어린이집 개·보수비, 보육 교직원 연수지원비 등이 포함됐다.
김 구청장은 "12만 중구민을 대변해야 하는 구의회가 또다시 비상식적인 예산안 처리로 구민의 뜻을 역행했다"며 "주민 일상과 관련된 계속사업의 예산 쪼개기 행태와 안정된 조직 운영의 필수경비 삭감 등 도무지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예산조정과 심의 의결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영유아의 전문적인 돌봄을 위한 중구육아종합지원센터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1년 넘도록 처리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어린이집 개보수비와 보육 교직원의 연수비까지 삭감해 중구 영유아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가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무추진비, 기본운영비 등 직원들에 대한 필수경비를 삭감했다는 것"이라며 "업무추진비는 기본경비로 사업 추진 시 업무관계자와의 간담회와 각종 비상근무 등으로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한 격려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의원들은 이를 단순 식사비라 칭하며 공무원 업무추진비는 감액하는 반면 정작 구의회 업무추진비는 전액 편성했다"고 꼬집었다.
구의회는 지난해에도 집행부가 제출한 올해 예산 5756억 원에 대해 190억 원을 삭감한 5565억 원을 최종 확정했다.
김 구청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의회가 지난해 삭감한 190억 원에 비하면 올해 80억 원은 규모가 작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업무추진비는 공무원이 일하는 데 필수적인 경비로 국회나 다른 지자체도 삭감하지 않는다"며 "아주 기본적인 경상비인데 예산 심사 과정에서 그걸 손댄다는 건 예산심사의 기본이 안 됐다는 뜻이라 그냥 넘길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예산심의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것들이 많았다"며 "20, 30분에 걸쳐 (구 의원이) 담당 국장한테 폭언을 했는데 도대체 어떤 권한으로 구 의원들이 그렇게 하는지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친환경 농산물 임산부 지원 사업 등 반영액이 '0원'인 사업의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진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구 의회에서) 막무가내식 삭감을 하면서 중구민에게 결국 피해를 줬다"고 거듭 말했다.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구로 예산이 넘어오면 항목을 봐서 재의 요구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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