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후배 야구선수 임혜동(27) 고소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양측이 연일 진실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경찰은 추가로 참고인 조사를 실시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임 씨의 공갈·공갈미수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와 임 씨가 몸싸움을 벌인 술자리 사건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다른 프로야구 선수 2명과 에이전트 임직원 2명 등 김 씨와 임 씨 주변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추가적으로 또 다른 참고인들도 불러 조사한 뒤 임 씨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김 씨와 임 씨의 대질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김 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최선과 임 씨의 언론 인터뷰 등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평소 카카오톡(카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각별한 형·동생 사이였다. 임 씨는 지난 2015년 김 씨의 KBO리그 시절 소속 팀이었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투수로 입단했다. 김 씨는 2년 만에 운동을 그만둔 임 씨를 위해 프로야구 입단 테스트를 도왔고, 임 씨는 그런 김 씨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카톡 대화에서 임 씨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김 씨에게 미국에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을 적극 피력했다. 이에 김 씨는 사비를 지출하며 임 씨를 매니저로 미국에 데려갔다. 월급은 300만원이었으며 따로 식비도 지불했다고 한다.
김 씨가 임 씨를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한 계기가 된 사건은 2021년 2월 발생했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지던 중 몸싸움을 벌였다. 몸싸움 이후 임 씨는 김 씨에게 합의금을 요구했고, 김 씨는 합의금으로 4억원을 건넸다.
2021년 2월은 코로나19로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된 시기였다. 김 씨는 임 씨를 비롯해 다른 프로야구 선수 등 5인 이상과 술자리를 가졌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특례를 받은 후 봉사활동을 하던 김 씨는 병역특례 중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임 씨와 합의했다고 한다.
법무법인 최선은 임 씨가 합의금을 받은 후에도 계속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최선은 "2021년 당시 임 씨가 김 씨의 군인 신분을 이용해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며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일체의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씨는 김 씨에게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반박했다. 임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 씨가) 술만 마시면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며 "2년 동안 연락한 적이 없고 금전 요구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김 씨에게 상습폭행을 당했다며 증거로 얼굴과 목 등에 상처 입은 사진도 공개했다.
임 씨는 미국에 가서도 2개월 동안 소파에서만 잤다며 폭로를 이어갔다. 임 씨는 "미국에서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다만 김씨 측은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좋은 숙소를 잡지 못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김 씨의 일방적 폭행이 아니라는 증언이 나왔다. 사건 당시 술자리에 동석한 동료 야구선수가 주인공이다. 이 선수는 "말다툼이 있었고 제가 고참이라서 이를 말렸다. 제가 임혜동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는데, 김하성이 ‘너 형을 때렸냐’며 임혜동을 밀쳤다. 주먹이 오가는 싸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날 두 사람은 술자리를 끝내고 사우나까지 갔다. 임혜동이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다. 그러고는 다음 날 둘이 함께 미국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김 씨 측은 이날 "임 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 증거사진을 언론에 제보했다"며 임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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