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1. 지난 3일 오전 11시50분께 서울 금천구 모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소방차 20대, 소방관 64명이 동원돼 약 15분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당국은 집 안에 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2. 지난 10월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약 684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불이 꺼졌다. 소방당국은 키우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10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들어 반려동물이 원인인 화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03건이던 반려동물 화재는 지난해 157건으로 50건 이상 급증했다. 재산피해액만 약 8억원에 달했다.
반려동물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가 주의 대상이다. 고양이는 수직 이동을 하는 동물이라 높은 곳으로 뛸 수 있고, 앞발이 정교해 터치식 전자제품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수직 이동을 하는 동물"이라며 "위쪽에 있는 전열기기라도 터치식 전원 버튼이라면 고양이가 걷거나 서 있다가 누를 수 있어 화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부천대학교 반려동물과 교수는 "고양이는 3차원을 다 쓴다"며 "강아지처럼 바닥 공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세로 공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양이 특성을 정확히 알고 전자제품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희경 대표는 "고양이를 키울 때는 특성을 고려해서 전열기기에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주 교수도 "고양이는 앞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며 "향초, 전기난로 등을 켜놓고 외출할 경우 넘어트려 위험할 수 있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고양이 털이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교수는 "고양이 털은 얇고 많이 빠진다"며 "이런 털이 먼지와 뭉쳐 콘센트 등에 쌓이면 화재 발생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털이 일종의 발화제 역할을 할 수 있어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공기순환형 제품 사용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덧붙였다.
최근에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집이 비워있는 상태에서 고양이가 홀로 남아 있는 경우 전력을 차단하고 외출해야 한다. 조 대표는 "전력 차단이 어려우면 잠금장치나 차단장치 등을 구비해 사용해야 한다"며 "하이라이트 등을 사용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외출 시 전력 차단을 생활화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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