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0대 지역유지 접대 강요' 전 파출소장 검찰 송치


감찰 제기 과정에서 CCTV 불법 열람 혐의
감찰에선 견책 경징계…수사 결과 '송치'

서울 강동경찰서는 전 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장 A 경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전날 성동경찰서 앞에서 열린 박인아 경위에 대한 보복성 감찰조사 규탄 기자회견/조소현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지역 유지와 식사자리에 불러 과일을 깎도록 하는 등 여성경찰관에게 접대를 강요한 의혹을 받은 전 파출소장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전날 전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장 A 경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 경감은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에 진정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박인아 경위의 개인정보를 침해한 혐의를 받는다.

박 경위는 지난 4월 A 경감이 80대 지역 유지와 식사자리에 불러 접대와 비서 노릇을 강요했다며 서울경찰청에 진정을 냈다. A 경감이 "회장님이 승진시켜 준다"며 과일을 깎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A 경감 처분이 직권 경고에 그치자 박 경위는 경찰청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A 경감은 박 경위가 병가에 들어간 뒤 근무 태만과 상관 지시 불이행 등을 이유로 맞진정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열람해 박 경위의 근무 모습을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경감은 부하 직원들에게 박 경위를 비방하는 진술서를 작성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위는 되레 감찰을 받게 되자 실명을 밝히고 피해사실을 폭로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경찰청 감찰담당관실과 면담을 진행했고, 경찰청은 A 경감과 서울경찰청, 성동경찰서를 대상으로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18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지시·요구에 해당한다"며 A 경감의 갑질을 인정했다. A 경감의 CCTV 불법 열람 혐의에 대해서도 "대상자·참고인 진술 등을 고려해 비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청은 A 경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라는 의견을 서울경찰청에 통보했다.

서울경찰청은 A 경감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렸다. 경찰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으로 나뉜다. 견책은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가장 가벼운 징계다. 견책 처분을 받으면 6개월간 승진과 호봉 승급이 제한되지만 A 경감은 이번 달 정년 퇴임이 예정돼 있어 사실상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A 경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 단계에서 수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A 경감은 직권남용과 강제추행 방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목적 무고 등 혐의로도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성동경찰서는 이날 박 경위에 대한 징계위 결과 3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 견책 처분을 받은 A 경감보다 중징계가 나온 것이다. 앞서 A 경감은 박 경위에 대한 진정을 취하했으나 서울경찰청은 징계위에 회부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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