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6) 씨와 전 씨의 경호원 역할을 한 A(26) 씨가 공범으로 기소됐다. 공범 의혹을 받는 남 씨를 놓고 경찰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청조 최측근, 경호원 행세하며 범행 적극 가담 정황
3일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A 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당초 피해자 행세를 했으나 검찰 조사 결과 전 씨 범죄수익금을 관리하고 명의를 제공하는 등 범행을 공모한 혐의가 드러났다.
A 씨는 전 씨의 범죄수익금 중 약 21억원을 자신 명의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했다. 일부는 현금과 달러로 전달받아 환전 및 쪼개기 송금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억원은 본인이 챙겼다.
A 씨는 전 씨가 재벌 3세를 사칭하기 위해 서울 잠실 시그니엘을 월세 3500만원에 3개월 단기 임차하고 슈퍼카 여러 대를 빌리는데도 명의를 제공해줬다. 한정 발급되는 한도 무제한의 '블랙카드'를 위조하기 위해 일반 신용카드를 튜닝한 뒤 명품숍 등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남현희 고소사건 3건 수사 중…경찰 "신속히 처리"
A 씨가 적극적으로 전 씨 사기 행각에 가담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남 씨 공범 의혹 수사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A 씨의 기소 과정에서도 남 씨 언급은 없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남 씨를 상대로 접수된 고소 3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남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다. 다만 지난달 9일 이후 전 씨와 남 씨의 추가 대질신문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핵심은 남 씨가 전 씨의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다. 남 씨 측과 전 씨 측은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전 씨는 남 씨가 범행을 모두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남 씨 측은 전 씨의 범행을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내역 등에는 남 씨가 전 씨의 범행을 인지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담겼다. 전 씨는 지난 2월 남 씨에게 재벌 3세 사칭을 들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10월에도 전 씨는 남 씨에게 '돈이 많다', '기업인들 부르는 결혼 싫다', '외국 자본 가져오려고 한다' 등 재벌 3세인 것처럼 언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남 씨는 전 씨와 헤어지기 전까지도 이를 믿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와 달리 남 씨가 직접 전 씨 범행에 가담한 정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경찰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남 씨를) 공범으로 송치해야 할지, 피해자로 봐야 할지 판단을 못하고 있을 수 있다"며 "판단을 했더라도 워낙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 신중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전 씨 사기 피해 대부분이 남 씨 펜싱학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전 씨가 범죄수익 중 일부를 남 씨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 3건에 대해 아직 결론난 부분이 없다"며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