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던 40대 남성이 2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부장판사)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2일 오후 4시57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앞에서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생 B(당시 9세) 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A씨와 검찰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A씨의 '도주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와 위험운전 치사 혐의를 '실체적 경합'으로 본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감형했다.
재판부는 "A씨는 한 번의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사고를 냈고 이는 여러 과실이 종합돼 하나의 교통사고를 낸 경우라 '상상적 경합'을 해야 한다"며 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죄와 위험운전 치사죄의 법정형이 같아 하나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초범이고 재범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점, 혈액암 투병 중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보이는 점, 사죄의 뜻을 밝히며 유족들에게 1심 3억5000만원에 이어 2심 2억5000만원 등 상당 금액을 추가 공탁한 점은 제한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B군의 아버지는 선고 후 "음주운전을 하면 가혹한 처벌이 따른다는 걸 보여주길 바랐는데 후퇴하는 판결인 것 같다. 과연 징역 5년이 선고될 범죄인지 믿기지 않아 화가 난다"며 "공탁금도 전혀 받을 의사가 없다고 누차 말했는데 공탁금으로 (형량이) 낮아진다는 인상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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