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한기수‧남우현 부장판사)는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청장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강 전 청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범행하지 않았고 범죄처벌 전력이 없다"며 "상당기간 구속됐던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보인다"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강 전 청장과 함께 기소된 이철성 전 경찰청장, 김상운 전 정보국장, 박기호 전 심의관과 박화진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 정창배‧이재성 선임행정관은 1심과 같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심에서 선고된 면소 판결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어 결코 허용될 수 없다"며 "이들은 공적 지위를 이용해 경찰 정보기능을 특정 세력의 정치 이익에 이용했고, 정보기관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직무범위 내에 있는 통상 직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전 청장 등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1~4월 경찰청 정보국 직원들을 동원해 선거 동향과 전망 등을 수집·분석한 뒤, 새누리당과 친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한 '전국 판세분석 및 선거대책', '지역별 선거동향' 등 선거 관련 문건을 만들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2012~2016년 청와대와 여당에 비판적인 진보 교육감과 국가인권위원회 일부 위원을 사찰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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