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 보좌관이 돈봉투 전달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는 20일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모 씨는 2021년 4월 28일과 29일 6000만 원이 든 돈봉투 20개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우선 박 씨는 윤 의원의 지시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3000만 원을 300만 원씩 열 개의 봉투에 나눠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2021년 4월 25일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위원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25일 이전에 강래구로부터 윤관석이 돈이 필요한 것 같더라는 말을 들었냐"고 묻자 박 씨는 인정했다.
검찰이 "돈 봉투를 만들라고 연락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강래구 선배 아니면 이정근 선배다. 어느 분이 어떤 시기에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은 수 차례 돈봉투 전달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했는지 물었으나 박 씨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부외자금(장부 미기록 자금)을 모으고 사용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검찰이 "2021년 경선은 송영길 후보자에게 세 번째 당 대표 경선이었다. 후보자 몰래 전달하면 문제가 될 것이란 걸 몰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씨는 "불법인 것과 문제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는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판단보다는 요청에 따라야 했다. (불법에 가담한 걸) 반성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당시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서 돈봉투를 살포 받은 것으로 본다. 이날 모임에 참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국회의원 21명의 명단을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화면에는 '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영호·김희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의 이름이 나왔다.
박 씨는 이 중에서 "박정 의원은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 당시 당 대표 후보이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경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제공할 현금 6000만 원을 달라고 하고, 실제로 두 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강 전 위원은 사업가 김 씨에게 받은 기부금 5000만 원에 캠프 자금 1000만 원을 합친 6000만 원을 같은 해 4월 27~28일 윤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의원은 다른 의원 20명에게 300만 원씩 전달한 걸로 검찰은 파악했다.
강 전 위원은 한국수자원공사 임원을 지내면서 사업가 박모 씨에게 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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